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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 사회과학
여자들은 집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 : 이주한 1인가구 여성청년들이 살아가는 세계
출판사서해문집,  판형/쪽수 140*210mm/284,  출간일 2021-08-27  저자 장민지
ISBN 979119089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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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16,200원
적립금 900P
16,200원
목차
들어가면서

1부 이주민의 탄생
- 여성청년은 누구인가
왜 이주를 경험한 1인가구 여성청년인가 │ 인터뷰 과정
- 집을 떠나며
공간, 장소, 장소화 │ 남성적 장소로서의 집 │ 여성 주체적 ‘이동’의 상상 │ 주체적 장소 만들기의 가능성
- 이주민과 도시
1) 진입하기 │ 2) 회귀하기 │ 3) 정착하기

2부 집이란 무엇인가
- 유동적 공간
1) 경제적 요인에 의한 이동 │ 2) 주거 환경으로 인한 이동 │ 3) 다른 공간과의 위치-관계성
- 해방된 공간
여성-노동에서의 해방 │ 섹슈얼리티 해방 │ 부분적 해방으로서의 소비

3부 나의 집
- 새로운 억압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수사와 공적 가부장제 │ 부정적 정서의 억압 │ 자기 감시와 통제
- 주체적 장소의 생산
유사가족 만들기 │ ‘집’ 밖의 ‘집’ 만들기 │ 미디어 수행을 통한 ‘장소’ 만들기 │ 미디어적 일상과 미디어-장소성

나가면서
부록: 인터뷰 참여자의 자기 집 그리기
참고문헌
저자소개:저자 : 장민지
부산에서 태어나 20년을 살았다.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홀로 이주해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나주로 옮겨 갔고, 5년간 서울과 나주를 오가며 살았다. 지금은 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마산에 거주하고 있다. 내 이름으로 된 집은 없지만 내가 살았던 모든 장소가 집이었고, 또 집이 아니었다. 벽돌로 쌓은 집은 없었을지라도 홈home페이지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경계 지어진) 공간에 친밀감을 쌓아가면서 집이 꼭 물리적 건축물이라는 형태로만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집이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경험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미디어를 통해 생성되는 친밀성과 장소감에 계속 관심을 두게 되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출판사서평:남성적 공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배양하는 공간으로서 ‘집’
그렇지만 이러한 집의 의미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중산층, 그중에서도 남성 가장에 국한된 것이다. 노숙자나 집시처럼 거처가 불분명하고 정박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집이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설령 함께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이라 해도 집은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경험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려면 다른 누군가는(대개 여성이다) 집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게끔 쓸고 닦아야 한다. 끼니때마다 음식을 내오고 치워야 하며, 홀로 아이를 돌보고 얼러야 한다. ‘집밥’이 집에서 먹는 따뜻한 끼니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의미하는 데서도 드러나듯이, ‘집’이라는 공간에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다시 말해 젠더 편향적인 성격이 내재해 있다. 전통적으로 집은 일work이라는 공적 공간과는 대조적인 사적 공간이자 여성에게 적합한 공간으로 여겨져왔고,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여성을 억압함을 줄곧 비판했다. 남성에게는 바깥에서 일을 해 가족을 부양한다는 서사를, 여성에게는 집안일을 도맡는 서사를 부여하는 이성애 중심적 가족 제도는 젠더 역할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가족생활을 통해 자녀들에게 각인되어, 전형적인 여성성을 집에서부터 재생산한다. 이 책이 던지려는 질문은 여기서 출발했다. 그렇다면 여성청년들에게 집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청년 세대 담론에서 여성의 자리는 어디인가
최근 한국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지적하는 일부 대중 담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견해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집 본연의 가치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담론 속에서 청년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혹은 구직을 위해 본래 주거지를 벗어나 수도권 일대로 이동하면서 하숙, 원룸,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 공간에 내몰린 사회적 약자로 묘사된다. 특히 고시원 같은 획일적인 공간으로 대표되는 청년 주거 공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그 원인으로 경제적 소득 불균등 및 세대 간 갈등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물리적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청년 주거 공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청년층의 빈곤한 주거 환경을 신자유주의 논리로 읽어내려는 방식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겪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집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집이 사랑의 공간, 휴식의 공간이 될 때 가정폭력에 노출된 여성이나 가사노동을 떠맡은 여성이 보이지 않듯이, 집을 세대나 계급 문제로 치환하면 이 공간에 얽힌 다양한 젠더 문제가 가려지고 만다. 가령 우리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열악한 청년 주거 공간을 지적하는 담론들에서 젠더는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가? 성별 임금 격차가 30%를 넘나들며 26년째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주거비용은 높은 반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곧 여성이 주거에 더 많은 부담을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남성에 비해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여성에게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비용을 넘어 실제적인 위협으로 닥칠 수 있다. 수많은 청년 세대 담론 속에서 여성의 자리는 어디인가?

여성청년에게 이주는, 집은 어떠한 의미인가:
여성청년들 각자의 ‘자기만의 집’
여성청년에게 집이 어떠한 의미인가를 묻는 질문은 또 다른 질문, 왜 그중에서도 ‘이주를 경험한 1인가구’ 여성청년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역사적으로 이주는 여성에게 보편적인 경험이 아니었다. 여성에게 이주한다는 것, 즉 집을 떠난다는 것은 결혼 제도를 통해 또 다른 집(가족)에 둥지를 트는 것일 뿐, 독립적인 삶을 의미하지 않았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집을 떠나 도시로 향했지만 이들에게 부여된 서사는 두 갈래였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혹은 남자 형제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공장 노동자가 되거나, 매춘부가 되거나. 어느 쪽이든 간에 집을 떠난 여성들은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이중 잣대에 끊임없이 휘둘렸다. 그들에게는 잠재적 결혼 대상자로서 정숙한 여성(가부장적 질서 아래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서 여성청년)이라는 수사와, 성적 대상으로서 접근 가능한 여성이라는 수사가 따라 붙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취하는 젊은 여성’을 문란한 성생활과 연결 짓듯이.
이러한 이주에서의 성별 격차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러 확연히 좁아진다. 성별 대학 진학률 그래프는 점점 더 많은 여성, 남성보다 더 많은 여성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을 떠올려볼 때 상당히 많은 여성이 이주를 경험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이들, 즉 지방에서 서울로 이주해 혼자 살아가는 여성청년들이 바로 그러했다. 이들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서울로 이주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들 자신에게 이전 세대에는 없었던 서사를 부여했다. 그들은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남아 선호가 강했던” 가족(집)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서울’로 이미지화된 더 넓은 세상에 나가기를 욕망했다. 그들은 이주를 거듭하며 기존의 집(고향 집)과는 다른 감각과 경험으로 이루어진 자기만의 집을 쌓아 올렸다. 이 ‘집’에서 그들은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사회적 시선에 분노를, 두려움을,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해방감을 느끼며, 기존의 가부장적인 가족 관계로부터 멀어져 좀 더 평평하고 주체적인 형태의 유사가족을 만들며, 사회에서 요구되는 틀에 맞춰 자기 통제 및 감시를 실천하는가 하면 그런 틀로부터 일탈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청년들의 경험을 다른 누구도 아닌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서사화하는 작업은 그들을 기존 질서나 경계 짓기의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설명할 가능성을 갖는다.
서지정보:책소개, 저자소개, 출판사서평, 목차
여성이자, 청년이자,
지방에서 서울로 이주해 왔으며,
혼자 살아가는 이들 열두 명에게서 들은 ‘집’에 관한 이야기

누구나 집을 소유할 수 없고,
누구에게나 집이 편안한 공간이 아니듯이,
집은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경험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집이 차지하는 위상은 압도적이다. 집은 어떤 사람이 살아가는 물리적 건축물일 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다. 집은 (거기 살든 살지 않든) 어떤 사람이 얼마나 부유하거나 빈곤한지를 보여주며, 집이 위치한 공간은 그가 접할 수 있었던 교육, 문화 등을 설명해준다. 집은 때로 고향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며(우리가 더 이상 살지 않는 고향 집을 으레 ‘본가’라 부르듯이), 때로는 가족 자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집에 일이 생겼다’고 말하듯이). ‘집밥’이나 ‘단골집’ 같은 단어들이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그러하듯이, 집은 흔히 따뜻하고 친밀한 공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한곳(이를테면 고향)에 붙박여 있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공간, 떠나서도 향수를 느끼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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