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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작하는 글
축사
추천사
작가(멘토, 멘티) 소개
1장 회상
그날을 떠올리며
표선고 아이들과 늘품 멘토들의 시
2장 위로
마음을 헤아리며
표선고 아이들과 늘품 멘토들의 위로의 편지
3장 다짐
돌아온 봄을 기억하며
표선고 아이들과 늘품 멘토들의 제주 4·3 에세이
후원해 주신 분들
활동사진
저자소개:저자 : 늘품
늘품은 가톨릭관동대학교 사범대학 교육봉사 동아리입니다. 2020년 창설되었으며 공익활동, 농.어촌 청소년들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조세욱
이정은
함우진
송유연
박규리
저자 : 표선고 학생들
표선고등학교는 제주도 표선면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프로젝트에는 1학년, 2학년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강효원
김주찬
나현서
안들
안솔
장민이
허연우
김나연
김미주
이재은
출판사서평:<추천사>
‘다시 오나, 봄’을 펼치며….
“제주 4·3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 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제주 4·3 사건 진상 조사 보고서 中>
이 한 문장을 알리기가 이리도 어려웠을까?
이 짧고, 단순한 물음으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지는 않았을까?
제주도와 강원도. 지역과 거리를 넘나드는 ‘다시 오나, 봄’의 출간은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치유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되었을 것은 자명(自明)하다. ‘제주 4·3’의 잊힌 기억을 이 소박한 책 ‘다시 오나, 봄’ 한 권으로나마 조금씩 되찾아 가길 바라는 간절한 이들의 소망이 ‘어서 오기’를 나 또한 ‘여름’처럼 뜨겁게 기도해 본다.
미래의 국어과, 역사과의 예비 교사들이 모여 <붉은 동백의 눈물>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과정 하나하나 귀하게 이행해 가며 얻은 그 소중한 경험은 앞으로 꿈을 이루는 큰 바탕이자 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시각과 넓은 안목으로 소외되는 것을 사랑하고, 잊혀 가는 것을 고민하며, 바르고 곱게 행동하고, 공정하게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사회의 ‘동백꽃’ 같은 존재(存在)로 자리할 것이다.
과거의 역사보다 다가올 미래에 더욱 관심을 두고,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잊혀서는 안 될 역사의 한 꼭지를 알리고자 한 이들의 노력에, 그리고 이러한 행동으로 보여 주는 실천의 태(態)로서 역할에 감사(感謝)한 마음이다. 더욱이 예비 교사로서 그 경험과 노력이 반드시 교육 현장에서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염원(念願)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 고 주 환
2021년 8월 19일
본문 속으로
제주도의 이야기는 역사적 고찰에서만 그칠 일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아픔을 간직하신 분들은 여전히 이 땅에서 살고 계십니다. 또한 깊은 침묵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신 만큼 모든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바라십니다. 이게 바로 더 많은 사람이 제주 4·3, 그리고 나아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주 4·3은 널리 알려진 적이 없습니다. 혹 누군가에게 “제주 4·3을 아시나요?”라고 물어보면, “교과서에서 본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라는 대답만 듣고 돌아가는 게 태반입니다. 그나마 모르겠다는 반응은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주도민분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부원들은 이런 문제 상황을 통해 ‘책으로 제주 4·3을 알리자.’라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늘품의 2021년 장기 프로젝트, <붉은 동백의 눈물>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늘품은 제주 4·3 멘토링을 함으로써 오랜 시간 꾸준히 ‘모두에게 진실을 밝히기를 원한다.’라고 하는 동백꽃의 소망을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 ‘시작하는 글’ 중에서
언제 겨울이 왔냐는 둥
눈은 녹아 사라졌다
언제 겨울이 왔냐는 둥
동백꽃은 밟혀 형상을 잃었다
언제 겨울이 왔냐는 둥
추운 겨울을 기억하지 못한다
언제 겨울이 왔냐는 둥
겨울은
잊혀 간다
잊혀 간다
- ‘언제 겨울이 왔냐는 둥-안들’ 중에서
저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싫어도 친우와 함께 청춘을 보내는 거에 의의를 두고 살아갑니다. 제가 분통한 이유는 바로 여러분들이 받으셔야 했던 선물인 청춘을 그들이 빼앗았기 때문입니다. 한창 노는 것과 친구가 좋을 그 꽃다운 나이에 상처받으셨을 걸 생각하면 아름다운 하늘마저 원망스럽게 보일 뿐입니다.
여러분께서 지금이라도 청춘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행복한 기억으로 아팠던 기억을 감싸 안아, 하루라도 더 웃었던 날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따사로운 봄, 마냥 푸른 여름, 바스락거리는 가을, 포근포근한 겨울을 아무 걱정 없이 평생을 누리시며 그렇게 어여쁘게 웃으시면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냥 마음 가시는 대로 사시고, 얘기하고 싶으신 거 얘기하시고, 즐기셔야 할 거 다 즐기시면서 사시길 소원합니다.
한낱 열일곱 살의 학생이지만 제가 받은 빛을 여러분들께도 비춰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이 참 아름답습니다. 날이 참 따뜻합니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은 날입니다. 참 여러분과 살아가기 좋은 날입니다. 앞으로 작고 예쁜 동백꽃 한 송이가 여러분의 마음에 피어나기를 바라며 편지를 끝맺겠습니다.
- ‘To. 세상을 살아가시는 멋진 동백꽃들 From. 장민이 (표선고등학교 1학년)’ 중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 어른들께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시작하겠다. “여러분은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리석고 오만방자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한번 말해 본다. 이 질문을 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지역마다 단절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역사와 아픔만 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제주 4·3이 있다. 그리고 예상했다시피 오늘 이 글의 주제는 제주의 아픈 역사인 제주 4·3이다.
이 사건을 보고 확 떠오르는 게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제주 4·3 뒤에는 이를 지칭할 이름, 수식어가 없기 때문이다. 수만 명이 죽거나 끌려가고, 가족을 잃었음에도 이름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 4·3은 5·18 민주화 운동처럼 피해자분들이 아직 살아계시지만, 이와 다르게 아는 사람은 소수인 사건이기도 하다.
나는 제주에 살면서 제주 4·3에 관한 교육을 받거나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로 현장 체험을 하러 가기도 했다. 한번은 동백꽃 배지도 받았었는데, 거의 잊어버릴 때쯤 배지가 선홍색을 내비치며 내게 계속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 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역사 교과서는 제주 4·3에 관해 언급하지 않거나 언급하더라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을까?’
- ‘작은 섬나라에 관해 얼마나 아는가?’ 중에서
서지정보:책소개, 저자소개, 출판사서평, 목차
아직은 봄이라고 할 수 없는 제주에게 전하는 표선고 학생들과 가톨릭관동대학교 늘품 동아리의 이야기.
과거에게 바치는 우리들의 위로가 완전한 봄이 오지 않은 제주에 희망의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기를….
제주 4.3 사건은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꺼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지만 피해자분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크기에 누구 하나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사건이 있은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4.3 생존자분들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그렇게 아픔을 가지고 살면서도 쉽게 위로를 받을 수 없기에,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았습니다. 제주도의 미래인 학생들과 함께 4.3을 이해하고 추모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역사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아 이번 프로그램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오나, 봄>은 제주의 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주도의 4월은 꽃이 만발하며 여름을 준비하는 계절의 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언제나 순풍이 부는 계절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오나, 봄>은 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4월의 땅을 딛고 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매년 다시 돌아오는 4월을 보며, 다시 오는 봄의 계절감과 매년 4월에 다시 찾아오는 역사적 사건을 추모하는 이미지를 모두 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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